국회 이어 정부까지… 금호타이어 매각에 '제동'

입력 2017-08-28 21:49  

백운규 장관 "기술 유출 등 감안할 사안"

채권단 당혹 "매각 차질 땐 중국과 마찰 우려"



[ 박재원/안대규 기자 ]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8일 금호타이어 매각과 관련, “금융보다 산업 논리가 우선될 수 있도록 적극 목소리를 내겠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추진 중인 해외 매각에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채권단은 정부의 태도 변화에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 측이 반발할 빌미만 주게 됐다”며 당혹해하고 있다.


◆정치권 압박에 뒤바뀐 정부 입장

백 장관은 이날 국회 현안 보고에서 “방위사업청이 매각 승인과 관련해 기술유출 방지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해달라고 했다”며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백 장관은 또 “금호타이어 매각이 최선이냐”는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여러 가지 다른 측면도 있다”고 답했다. 업계에서는 방위사업체인 금호타이어 매각에 사전 승인 권한이 있는 산업부의 기류가 반대쪽으로 돌아선 것으로 분석했다. 금호타이어 매각에 특별히 반대 입장을 밝히지 않던 정부가 분명한 의견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업부가 반대하면 금호타이어 매각은 무산된다. 시장에서는 백 장관의 이날 발언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을 포함해 지역 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날 참석한 국회의원들은 매각 측인 산업은행에도 날을 세웠다. 전북 익산에 지역구를 둔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은 “자꾸 시장논리로만 판단하는데 산은은 100% 국책은행”이라며 “국가 이익 보호 차원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나주·화순 출신 손금주 의원도 “금호타이어는 주요 방위사업체 65개 중 하나”라며 “기술이 중국으로 넘어가면 국가 안보에 미칠 영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채권단, 중국 측 반발 우려

정부가 금호타이어 매각에 부정적인 의견을 공개적으로 표시하면서 채권단은 난감해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국내에 매각될 수 있도록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우선매수권도 부여하고 우선매수권 제3자 양도도 허용하는 등 모든 기회를 줬다”며 “매각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측 국가인 중국과의 외교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에 사실상 반대한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중국 정부 차원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매각이 무산돼 또다시 재입찰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금호타이어의 재무적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금호타이어의 차입금은 3조5000억원이고 올해 만기 도래 여신만 1조8000억원에 달한다. 채권단은 매각 무산 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 유출 논란 이미 끝난 상황”

채권단 측은 지난해 9월 매각 공고 이후 1년여간 진행된 매각 절차에 대해 정부가 뒤늦게 발목을 잡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이미 박삼구 회장에게 인수할 수 있는 기회를 다시 주기로 한 만큼 공정성 시비도 차단했다는 설명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산업부가 우려하는 기술유출 우려에 대해서도 이미 1년 전부터 검증을 거쳐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왔다”며 “방산 부문 매출이 연간 7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0.2% 수준인데 이것 때문에 전체를 매각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인수합병(M&A) 분야의 한 전문가도 “이미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이번 매각 절차에서 국가가 개입해 매각을 무산시키면 국제적인 비난을 받을 수 있다”며 “중국이 한국을 투자 기피 국가로 지정하거나 금호타이어 불매 운동도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중국에 3개 공장을 갖고 있는 금호타이어는 생산능력의 35%가 중국 공장에서 나올 정도로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다. 중국 정·관계 인맥이 두터운 더블스타가 불공정 매각 절차라고 이의를 제기할 경우 한국이 피해 나가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재원/안대규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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